독서 기록/400s 자연과학

[독서기록] B-003 여섯 번째 대멸종 (엘리자베스 콜버트 저, 이혜리 역, 2014)

난프로 2019. 1. 6. 12:15

(2018.12.20~2019.01.03)

 

과연 '호모 사피엔스가 여섯 번째 대멸종을 일으킬 것이며 동시에 멸종의 희생양이 될 것 (p.349)' 인가?

 

사실 현재 인류가 지구를 갉아먹고 있으며 생태계를 파과하고 있다는 사실은 물론이고 

호모 사피엔스의 발자취는 곧 토착종과 경쟁종의 멸종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은 새롭지 않은 이야기다.

 

하지만 이 책은 지금 이 순간 인간에 의해 멸종하고 있는 동,식물들의 연구, 보호, 보존 활동의 생생한 취재를 통해

내가 지구에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해 준다.

 

자연이 받아 들일 수 없을 만큼 빠른 대륙간 이동으로 인해 퍼진 균류 및 외래종에 의한 토착종의 멸종

인간의 정착에 따른 사냥등으로 인한 큰바다쇠오리의 멸종

인간의 활돟으로 변화하는 대기 조성, 바다 산성화에 따른 해양 생태계 붕괴 및 숲과 나무들의 이동

인간의 인위적 구획화, 도시화에 의해 고립되는 서식 환경 

 

저자가 들려주는 인터뷰를 통해 구체적인 사례를 들여다보면 '우리가 새로운 시대로 들어서(p.144)'고 있으며 

'이 시대는 지구역사 속에서 어떤 유사점도 없(p.144)'는 인류세에서 들어서고 있다는 주장에 반대하기 어렵다.

비록 과연 현재의 멸종 형태를 대멸종이라 명명할 수 있는지, 지금의 멸종이 온전히 인간이 원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지만

상당히 많은 수의 생명이 인간이 나타나기 전에는 겪을 수 없었던 이유로 멸종하고 있는것만은 확실하다.

 

지금까지 알려진 5대 멸종을 포함한 크고작은 멸종은 새로운 종이 탄생하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그 원인이 무엇이었든 대멸종을 야기한 새로운 환경에 더 적합한 생물군의 진화를 촉진했고 인간 역시 그 진화의 산물이다.

개인적으로 대멸종은 막을 수 있는 대상도, 막아야 하는 대상도 아닌 지구의 세월이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인간의 활동이 대멸종의 속도와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인간 자신에게는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생각할 시점임은 분명하다. 

 

책 사이사이 나오는 진화와 지질학 역사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우니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그런데 초판이 나온지 4년, 5쇄 임에도 기본적인 오탈자조차 바로잡지 못한건 출판사의 게으름인가, 능력인가?

매력적인 이야기를 번역과 교정 환장(?)의 콜라보가 읽는 재미와 속도를 반감시키면서 책 날개에 씌인 추천사를 무색케 한다.

 

'명쾌하고 사랑스러운 문체로...(빌 매커번)'. 

번역본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보려고 해도 찾을 수 없는 명쾌하고 사랑스러운 문체로 씌인 원서가 궁금해진다.